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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프로세싱 반도체 업계가 바라는 국가전략기술 육성

기술과 혁신

2022년 11월 29일

윤형민 (주)실리콘아츠 대표이사

최근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CPU(Central Processing Unit)와 함께 최고의 프로세서로 손꼽힌다. 지난 수년간 GPU는 다양한 분야로 사용이 확대되면서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하였다.

최근의 GPU는 병렬컴퓨팅 성능의 향상에 따라,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 다양한 데이터 병렬 애플리케이션을 가속하기 위한 프로세서로 발전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자율 주행 자동차, 드론, 고사양 게임, 의료 영상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처리 애플리케이션에서 머신 러닝 알고리즘을 실행하는 데 사용되면서 그 용도가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현실과 같은 그래픽스의 구현을 위해 과거 영화 또는 애니메이션에서나 사용되었던 기술인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으로 고품질 콘텐츠를 PC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 세계 연간 판매되는 그래픽카드는 4천7백만 대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이며, 글로벌 GPU 시장을 이끌고 있는 NVIDIA의 시가총액은 이미 삼성전자를 넘어섰다.

GPU 기업의 주요 매출원은 게임, 서버, 자율 주행 등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향후에도 차세대산업인 메타버스와 VR/AR 등의 발전과 더불어 동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처리를 위한 전용 반도체 (NPU)가 등장하면서, GPU에서 수행하던 인공지능 계산을 저비용으로 더 빠르게 처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GPU(GraphicsProcessing Unit) 시장은 2021년 $33B(약 42조원)에서 2030년 $477B (약 596조 원)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GPU 시장 성장을 이끄는 요인은 고가의 레이 트레이싱 그래픽카드 및 메타버스의 확산,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장으로 보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 반도체는 2020년 US$4B(약 5조 원)에서 2026년 US$37.6B(약 48조 원) 규모로 9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 가속을 위한 그래픽카드는 80% 이상 NVIDIA가 점유하고 있으며, 특히 4대 클라우드(아마존, MS, IBM,구글)의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 가속기의 97%를NVIDIA가 점유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Intel, NVIDIA, AMD 및 영국의 ARM이 주도하고 있던 데이터프로세싱 반도체 시장에 각국의 팹리스 벤처 기업들이 현재 도전하고 있으며, 메타버스 시장의 확산 및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라 신기술로 무장한 벤처 기업들이 미래 거대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각국의 데이터프로세싱 반도체 경쟁 현황
미국은 RISC-V CPU 기술을 중심으로,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CPU를 개발하는 SiFive 및 Ventana Microsystems가 있으며, SiFive는 2015년 창업하여 RISC-V CPU IP 비즈니스를 강화하여, 영국의 ARM의 력한 경쟁자로 자리잡았으며, Ventana Microsystems는 2018년 창업하여, RISC-V CPUIP 및 고성능 데이터센터용 CPU 반도체 칩까지 올해 2022년 $55M(약 6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였다. 2015년 창업한 Cerebras는 현재까지$720M(약 8,000억 원)을 투자받았으며, 슈퍼컴퓨터 및 데이터센터용 웨이퍼스케일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였다. 유럽의 경우, EU의 유일한 RISC-V CPU 업체인 독일 Codasip은 2016년 창업하여, 올해 2022년 EU 반도체 펀드 포함 $110M (약1,200억 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GPU 분야로 기술 개발을 확장하고 있으며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의 Graphcore는 2016년 창업하여, 현재까지 $710M(약 8000억 원)을 투자받아,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여 가장 주목받은 인공지능 반도체 벤처 기업이며, 이외에는 이스라엘의 Hailo 등이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자국 반도체 기술 확보 전략에 따라, 여러 GPU 및 인공지능 반도체 벤처 기업이 있다. 상하이 Luvatar CoreX는 2015년 창업하여 현재까지 5,000억 원 이상을 투자받았으며, 7nm에서 GPGPU(병렬컴퓨팅) 반도체 칩을 개발하여 중국 내 GPU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상하이 MetaX는 2020년 창업하여 현재까지 5,000억 원 이상을 투자받았으며, 2023년에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GPU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주력하고 있는 GPU 기업으로는 2020년 창업한 상하이의 MooreThreads가 있으며, 현재까지 약 7,000억 원 이상투자 유치를 한 것으로 추산되며, Brien은 9,650억 원 이상 투자받은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경우, CPU 보다는 과학기술 발전의 중심이 되는 GPU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으며, 고성능의 GPU 기술 확보가 미래 과학기술 및 산업 발전의 기반이 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2010년 창업하여 차세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인 레이트레이싱에 기반한 GPU 및 GPGPU(병렬컴퓨팅) IP를 개발한 실리콘아츠가 있으며, 이외에 인공지능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퓨리오사 AI, 리벨리온, 딥엑스, 디퍼아이 등이 있다. 최근 NVIDIA의 GPU는 강력한 레이트레이싱 성능 및 고성능의 병렬컴퓨팅 기능과 인공지능 가속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및 PC 시장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 유럽, 중국의 GPU 및 인공지능 벤처 기업의 경우, 수천억 원 이상의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개발비용이 수백억 이상 필요한 High-end 공정(5nm, 7nm,12nm)을 사용하여 고성능 반도체를 개발하는 것에 반하여, 이러한 개발비용을 국내에서 조달한 팹리스 벤처 기업은 2~3개 업체인 상황이며, 이 금액을 전적으로 정부에 의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각 국내 기업들의 보유 엔지니어 숫자가 100명이 넘지 않아서, 인력 부족도 심각하며 글로벌 경쟁을 하기에는 매우 영세한 상황이다.



데이터 프로세싱 반도체 팹리스 성장을 위한 지원방향
미국의 반도체 및 과학법(The CHIPS and Science Act of 2022)에는 팹리스 기업을 성장시키기 위하여, 이들 기업의 설계 툴 및 IP, 반도체 팹 사용을 원활하게 하고, 각 반도체 팹 간의 반도체 디자인을 좀 더 쉽게 이전하는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중소벤처기업부 등을 중심으로 K-팹리스 육성 ‘R&D 지원’ 강화 정책을 발표하고 기술혁신 R&D 과제 지원 및 공동 IP 플랫폼 구축, 중소 팹리스 시제품 생산 지원 등의 지원을 시작한다. 한국의 정책과 비교하면, 미국의 팹리스 정책은 R&D뿐만 아니라, 상용 제품 양산지원까지 포함하는 정책 방향으로 보인다. 수백억 이상이 들어가는 데이터프로세싱 반도체의 상용 제품 양산을 위해, 정부의R&D 지원이 대규모 민간 투자로 연결되거나 M&A로 연결되어, 양산 및 상용화에 성공하도록 하는 마중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팹리스 정책이 필요할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팹리스의 인력 부족 및 영세함은 대규모 민간 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서, R&D 단계부터 국내 팹리스 간 M&A를 장려할수 있도록 초기 R&D 기획부터 민간 투자 회사 및M&A 전문 회사의 컨설팅 등의 참여가 권장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데이터프로세싱 반도체의 경우, 10nm대 이상의 고도의 반도체 공정을 필요로하며 이를 지원하는 파운드리는 전 세계에 삼성전자와 TSMC만 있는 상황이어서, 한국의 삼성전자가가진 고도의 반도체 공정과 국내 팹리스 기업을 기반으로, 전 세계 여러 데이터프로세싱 반도체 기업 및 고객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위하여, 해외 팹리스 스타트업 유치 및 국내 팹리스와의 협력을 강화할 정부 정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예를 들면, 해외 팹리스 기업이 국내 팹리스와 조인트 벤처 기업 등을 국내에 설립할 시, 이에대한 설계 툴 및 IP 등 지원뿐만 아니라, 법률 지원, 투자 유치 지원 등 인큐베이팅까지 지원하는 팹리스 전문 인큐베이터 육성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이러한 지원을 통하여, 유럽 및 이스라엘, 인도등의 팹리스 스타트업들이 우리나라에 기반을 두고 국내 팹리스 및 파운드리와 협력을 통하여 글로벌 생태계를 이끌어 나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정책이 단순히 국내 팹리스 기업에 대한 R&D 지원에 그치지 않고, 국내 팹리스 간 M&A를 활성화하고 국제간 협력을 강화하도록 하여, R&D의 성공이 단순히 일회성 성공이 아닌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양산 및 상용화까지 연결되어 글로벌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이 되도록,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관점에서 확장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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